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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이에서 잘린 날: 그날의 기억

작성자
ca******
작성일
2024-08-30 23:19
조회
47
솔직히 말해서, 그게 내 잘못인지 매니저의 잘못인지 아직도 확신이 안 서요. 하지만 정말 힘들었던 경험이라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작년에 ‘토닥이’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밤에는 호스트 바에서도 일했어요. 돈을 모으는 재미로 대학 다니면서 풀타임으로 일했고, 월급은 부모님 두 분이 같이 벌 때보다 많았죠. 밀크 시슬이랑 갈포스도 먹으면서 버텼지만, 수면 부족이 심해서 6개월 정도 그렇게 살다가 급성 위경련에 걸렸어요. 갑자기 깨어나면서 간 수치가 올라간다는 진단을 받고 최소 1년은 술을 끊으라는 얘기를 들었죠.

그러다 보니 다른 직업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토닥이’라는 곳에서 일자리를 구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그냥 돈을 좀 편하게 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는데, 일을 하다 보니 나름 보람도 느끼고 재미도 붙었어요. 마사지 실력도 늘고, 몸도 좋아지는 느낌이 들면서 나만의 노하우도 생기고 있었죠. 그러다 보니 새벽 4시에 수원에 호출되면 가서, 아침 6시에 끝내고 9시까지 학교 가는 일도 있었어요. 돈은 적당히 벌었지만, 많은 것을 희생하며 일했어요.

어느 날, 시험 기간이 겹쳐서 너무 피곤하고 할 일도 많아서 한 번만 콜을 거절했어요. 그런데 매니저가 갑자기 히스테리를 부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마 그 시간에 다른 사람을 보내기엔 너무 늦어서 나밖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일 거예요. 교통비를 지원해 주겠다고 해도 왜 일을 안 하느냐고 계속해서 몰아붙였어요. 내가 얼마나 신경을 써줬는데, 제대로 하라는 식으로 한 시간 동안 비난을 받았어요.

그날 처음으로 ‘이게 정말 나를 사람으로 대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그동안 한 번도 고객에게 불만을 받은 적도 없고, 리뷰도 항상 좋았는데, 그날 단 한 번의 거절로 이렇게 취급받는 게 너무 억울했어요.

결국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내 손해일 것 같아 긴 사과 메시지를 보냈죠. 문제는 그게 크리스마스였다는 거예요. 다른 약속도 없어서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저녁쯤에 콜이 들어왔어요. 저는 서울 명동에 살고, 콜 센터는 인천이라 지하철을 타고 8시쯤 인천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매니저가 전화로 갑자기 사과하면서 오늘이 아니라 내일 콜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괜찮다고 말하고 마사지 용품을 받으려고 잠깐 만났어요. 2시간 동안 달려왔는데 콜이 없다고 하니 정말 막막했어요. 다시 인천에 와야 한다는 생각에 절망감이 몰려왔죠. 그것도 크리스마스인데 말이에요.

인천에 사는 친구들이랑 가족들에게 연락해서 잠깐 만나 커피라도 마시려고 했는데, 그때 역삼동에서 또 다른 콜이 들어왔어요. 충격이었지만, 내가 대기 중인 유일한 사람이었으니 택시를 타고 강남으로 출발했어요.

역삼에서 만난 고객은 제 또래였고, 대화가 정말 잘 통했어요. 처음 만났는데도 이야기 꽃이 피고, 서로 잘 맞는 느낌이 들었어요. 상대방이 조금 더 있다 가라고 했지만, 이미 약속된 시간에서 20분이나 지나버린 상태라 매니저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어요. 다른 콜이 없으면 서비스 차원에서 20분만 더 있다 가겠다고 했는데, 매니저가 너무 화를 내서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했어요.

그러고 나서 매니저와 전화로 얘기하게 됐는데, 얼굴을 보니 눈이 빨갛더라고요. 오늘 기다리기로 했으면 집에 가서 쉬고 기다려야지, 왜 인천에서 친구들을 만나려고 하냐는 거예요. 그렇게 하고 싶으면 네가 직접 사업을 차려서 해라, 너 말고도 할 사람 많다고 소리 지르더라고요.

서울에서 인천까지 지하철 타고 출퇴근하며 피곤했던 이유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화가 났어요. 하지만 일단 사과했어요. 그래도 '너 말고도 할 사람 많다'는 말을 듣고 나서, 이 사람들이 나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소모품으로만 생각한다는 걸 깨달았죠.

새벽에 모텔 앞에서 고객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매니저와 많이 대화했었기 때문에, 우리 사이에 어느 정도 유대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는 그냥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려서 더는 연락하지 않았어요. 이 사람이 언제든 사람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1%의 실수일 수도 있지만, 그날 있었던 일은 다 사실이에요. 제가 저지른 실수는 인정하지만, 결국 시간은 돈이라는 걸 느꼈어요.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니 이해는 하지만, 인간적으로 실망한 건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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